<p></p><br /><br />오늘 김진이간다는 시청자분께서 보내주신 제보 내용을 심층 취재했습니다. <br> <br>개인정보 문제가 안그래도 민감한데, 무더기 서류가 유출된 곳이 국회의사당이라는 제보입니다. <br> <br>김진이 간다 김진기자가 확인해봤습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[김진] <br>저는 지금 국회의사당 앞에 나와 있습니다. 국회는 입법 기관으로서 우리나라 업무 전반을 다루는 주요한 권력 기구인데요. 그런데 이 국회에서 개인정보나 회의 기록 등이 담긴 문서가 고스란히 외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. 과연 이 제보 내용이 사실인지 현장을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. <br> <br>밤 9시 무렵. 제보자의 연락을 받고 급히 국회의사당을 찾았습니다. <br> <br>[제보자] <br>(국회의사당에) 구경하러 왔다가 여기를 보는데, 일부 문서 같은 것들이 너불거리기에... <br> <br>대형 포대들 속에는 파쇄 되지 않은 문서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. <br> <br>[제보자] <br>보니까 국가 조사 (자료), 개인정보도 있는 것 같고.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제보 드렸습니다. <br> <br>국회 의원회관 앞에 있는 쓰레기 집하장은 일반인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. 이렇게 놓아두어도 괜찮은 걸까요? <br><br>다음 날 새벽, 다시 국회의사당을 찾았습니다. 문서들은 여전히 그대로 놓여있습니다. <br> <br>잠시 후, 집하장을 나서는 트럭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. <br><br>짐칸이 비어 있는 트럭은 국회의사당 내부 다른 건물 지하로 향합니다. <br> <br>미리 모아놓은 문서와 파지를 트럭에 옮겨 싣는 작업이 한창입니다. 확인해 보니, 역시 파쇄 되지 않은 문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. <br> <br>이렇게 매일 새벽 국회 건물 곳곳에서 폐지를 모아 집하장으로 옮겨오는 겁니다. <br> <br>이 폐지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. <br> <br>[김진] <br>이것들이 바로 국회에서 가져온 문서들입니다. 정말 많죠? 그런데 더 많은 문서가 지금 아직도 그곳에 쌓여 있다는 겁니다. 법안 심사자료, 그리고 예산안 내용, 법안 개정 예고안, 개인들에게 보낸 편지 뭉치까지. 얼마나 더 많은 문서들이 있는지 저희 제작진이 함께 분류를 해보겠습니다. <br> <br>온종일 문서를 분류해 보았는데요,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. <br> <br>[김진] <br>지금 보시면 입법조사관들의 개인 여권 사본 정보랑 이 조사관들이 해외 출장을 가서 어느 숙소에 묵었고, 어떤 비행기 어느 좌석에 앉았는지, 어떤 보험을 가입했는지, 그곳에서 누구를 접촉 했는지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들이 다 담겨 있습니다. <br> <br>그 밖에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주요 공공기관장의 휴대전화번호, 그리고 회의 참석여부까지 고스란히 적힌 문서가 발견되었고, <br> <br>국회 경호 업무 분담표, 예산안 심사자료, 방문인의 차량번호와 방문 시간, 심지어 개인의 실적평가서와 일자별 당직자 리스트까지.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될 민감한 내용들이 다수 확인됐습니다. <br> <br>여권사본과 해외출장일정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당사자는 국회 입법조사관들이었습니다. <br> <br>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입법조사처 관계자에게 입장을 들어보았습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중요한 문서 아닌가요? <br> <br>[입법조사처 관계자] <br>이것 같은 경우는 개인 자료라서...어? 아, 잠시만요. 사무처 쪽 파일인 것 같긴 한데, 여권 사본인 것 같아서 저희가 파쇄를 해야 할 것 같아요. <br> <br>[피디] <br>그런데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는 것 아닌가요? <br> <br>[입법조사처 관계자] <br>저도 그 부분은 제가 잘 몰라가지고 왜 이렇게 버려졌는지. 파쇄가 안 돼서 버려진 건지 아니면 그 분들이 분실한 건지 저희가 상황을 잘 몰라가지고... <br> <br>해외 출장 관련 문서들을 버린 곳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였습니다. <br> <br>[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] <br>이 문서가 어디서 이렇게 뭉텅이로? 어머, 희한하네. 이게 왜 그렇게 굴러다니지? <br> <br>[피디] <br>이렇게 되어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? <br> <br>[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] <br>안 되죠. 우리 문서들이 다 중요해서 개인적으로 (외부에) 나가면 안 되는 것들은 (직원) 본인들이 확인하긴 하는데 이건 업무상 빠진 것 같아요. <br> <br>더 큰 문제도 있습니다. <br> <br>금융관련 업체 모집 과정에 대한 비리를 제보하는 내용과 불법 개도축 문제를 지적한 민원인들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문서들도 발견됐습니다. <br> <br>전화번호뿐 아니라 민원인 실명과 집 주소까지 적혀 있었습니다. <br> <br>[고발인 A씨] <br>말이 안 되죠 그건. 제가 비공식으로 (국회에) 요청을 한 건데 어떻게 그런 게 돌아다니죠? 절대 안 되죠 이건. 있을 수 없는 거죠. <br> <br>무엇보다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큽니다. <br> <br>[고발인 B씨] <br>제가 어떤 내용으로 민원을 냈는지 다 나와 있는데, 제 전화번호랑 주소랑 이름이랑 다 나와 있잖아요. 보복도 당할 수 있겠죠. 너무 답답하고 미칠 것 같으니까 화가 나는 것보다는 두려움이 더 커요. <br> <br>큰 마음 먹고 낸 민원이 쓰레기 취급받았다는 씁쓸한 마음도 감출 수 없습니다. <br> <br>[고발인 B씨] <br>이렇게 휴지통에 돌아다닌다는 거는 시민들의 민원이 쓰레기 취급 받는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어요. <br><br>국회는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을 만든 곳입니다. 그리고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. <br><br>그런데 국회에서 입법관련 주요 서류와 소중한 개인정보가 지금까지도 술술 새나오고 있습니다. ‘김진이 간다’ 김진입니다.